상품에 투입된 노동의 이중성
맑는 상품을 가치의 측면에서 분석하여 거기에 사용가치와 (교환)가치가 결합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는데, 이제 그는 이러한 상품을 노동의 측면에서 분석하여 거기에 노동의 두 가지 측면이 있음을 주장한다.
“ 처음 상품은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라는 이중성을 가진 물건으로 나타났다. 그 뒤 노동도 또한 이중성을 가지고 나타났다. (1권56/52)”
상품을 가치의 측면에서 본다면 거기에는 사용가치와 (교환)가치가 결합되어 있는데, 이러한 상품을 노동의 측면에서 본다면 거기에는 ‘구체적 유용 노동’과 ‘추상적 인간 노동’이라는 노동의 이중적 측면이 드러난다. 마르크스는 이러한 노동의 이중성을 밝힌 것은 자신의 공로라고 하면서 이것이 경제학의 이해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한다.
구체적 유용 노동
맑는 상품에 투여된 노동을 ‘구체적 유용 노동’과 ‘추상적 인간 노동’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고찰할 수 있다고 보는데, 우선 ‘구체적 유용 노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우리는 다음과 같은 노동, 즉 그것의 유용성이 그 생산물의 사용가치로 표현되는 노동, 또는 그것의 생산물을 사용가치로 만들어 스스로를 표현하는 노동을 간단히 ‘유용 노동’(die nützliche Arbeit)이라고 부른다. 이 경우 우리는 노동의 유용 효과만 고려한다.(1권56/52) “
서로 다른 종류의 상품은 서로 다른 사용가치를 지니는데, 이러한 차이는 상품을 생산하는 데 들어간 노동의 종류가 서로 다른 데 서 기인한 것이다. 예를 들면 옷과 천은 질적으로 서로 다른 사용가치를 지니고 있는데, 이것은 옷과 천을 생산하는 데 재봉 노동과 직포 노동이라는 서로 다른 종류의 노동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종류의 상품에는 질적으로 다른 유용 노동이 들어 있는 것이다. 맑스는 이러한 노동을 ‘구체적 유용 노동’(die nützliche, konkrete Arbeit)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구체적 유용 노동’이란 개별 상품의 사용가치를 창출하는 노동을 가리킨다.
추상적 인간 노동
맑스는 상품에는 ‘구체적 유용 노동’과 더불어 ‘추상적 인간 노동’이 들어 있다고 보면서,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만약 상품의 사용가치를 무시한다면, 거기에는 오직 하나의 속성, 즉 그것이 노동 생산물이라는 속성만 남는다. [...] 노동 생산물의 유용성이 사라짐과 동시에 노동 생산물에 투하되어 있는 노동의 유용한 성질도 사라지고, 따라서 노동의 상이한 구체적 형태도 사라진다. 이들 노동은 더 이상 서로 구별되지 않고 모두 동일한 종류의 노동 즉, 추상적 인간 노동(die abstrakt menschliche Arbeit)으로 환원된다. (1권52/47)”
상품의 구체적 유용성과 관련된 사용가치를 무시한다면, 생산 활동은 인간 노동력의 지출에 지나지 않는다. 비록 옷을 만드는 재봉 노동과, 천을 만드는 직포 노동은 서로 다른 종류의 특수한 노동이기는 하지만 인간의 두뇌, 근육, 신경 등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는 일반적인 인간 노동력의 지출이라고 볼 수 있다. 옷과 천이 일정한 비율로 교환되는 가치를 지니는 것도 두 상품에 동일한 인간 노동력, 즉 추상적 인간 노동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추상적 인간 노동’(die abstrakt menschliche Arbeit)이란 상품의 (교환) 가치를 창출하는 인간 노동력 일반을 가리킨다.
노동의 이중성과 가치의 상호 관계
맑스는 이렇게 상품에 투여된 노동 형태를 ‘구체적 유용 노동’과 ‘추상적 인간 노동’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동의 이중성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가치의 이중성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한편으로 모든 노동은 생리학적 의미에서 인간 노동력의 지출이며, 이 동등한 또는 추상적인 인간 노동이라는 속성에서 상품의 가치를 형성한다. 다른 한편으로 모든 노동은 특수한 합목적적 형태로 인간 노동력을 지출하는 것이며, 이러한 구체적 유용 노동이라는 속성에서 사용가치를 생산한다. (1권61/58)”
구체적 유용 노동’은 ‘특수한 합목적적 형태로 인간의 노동력을 지출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노동을 통해 상품의 사용가치가형성된다. 여기서는 노동이 ‘어떻게’ 수행되고, ‘무엇을’ 생산하는지가 중요하다. 이에 비해 ‘추상적 인간 노동’은 ‘생리학적 의미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지출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노동을 통해서는 상품의 (교환)가치가 형성된다. 여기서는 노동력이 ‘얼마나’ 지출되는가, 즉 노동의 지속 시간이 문제가 된다. 이처럼 상품에 투입된 구체적 유용 노동은 사용가치를 창출하고, 추상적 인간 노동은 (교환)가치를 창출한다.
상품의 가치 형태의 발전 단계
맑스는 상품의 ‘가치 형태’가 ‘단순한 가치 형태’에서 출발하여 ‘전개된 가치 형태’, ‘일반적 가치 형태’를 거쳐 ‘화폐 형태’까지 발전하는 과정을 추적하면서, 이를 통해 화폐의 발생 과정과 그 신비성을 규명하려고 한다.
상품의 형태 : 현물 형태와 가치 형태
맑스는 상품의 존재 방식과 관련하여 상품이 ‘현물 형태’와‘가치 형태’를 동시에 취하고 있다고 말한다.
“상품은 철, 아마포, 밀 등과 같은 사용가치 또는 상품체의 형태로 세상에 나타난다. 이것이 상품의 평범한 현물 형태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상품인 것은 그것들의 이중적 성격, 즉 사용의 대상임과 동시에 가치의 담지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오직 이중적 형태, 즉 현물 형태와 가치 형태를 가지는 경우에만 상품으로 나타난다. (1권62/59)”
상품은 우선 철이나 밀처럼 구체적인 사용가치를 지닌 ‘현물 형태’(Naturalform)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상품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상품’이기 때문에 이와 동시에 교환가치를 지닌 ‘가치 형태’(Wertform)를 취하고 있다. 즉 상품은 다른 상품과 일정한 비율로 교환되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1되의 밀’ = ‘1Kg의 철’이라는 등식에서처럼 상품은 다른 상품과의 교환 비율을 통해 자신의 가치 형태를 드러낸다. 이처럼 사용가치와 가치의 담지자로서 상품은 일정한 ‘현물 형태’와 더불어 ‘가치 형태’를 동시에 취하고 있다.
사회적 관계의 산물로서 가치
맑스는 상품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 일정한 가치 형태로 표현될 때 그 상품의 가치가 드러난다고 말한다.
“가치로서의 상품의 객관적 성격은 순수하게 사회적인 것이라는 점을 기억한다면, 가치는 오직 상품과 상품 사이의 사회적 관계에서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1권62/60)”
상품의 가치는 상품의 색깔이나 무게처럼 감각적으로 확인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 인간의 노동을 통해 만들어진 상품은 다른 상품과의 교환 관계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드러낸다. 예를 들면 ‘1되의 밀’ = ‘1Kg의 철’이라는 등식에서 처럼 하나의 상품이 다른 상품과 일정한 사회적 관계를 맺음으로써 그 상품의 가치는 겉으로 드러나게 된다. 따라서 가치 형태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상품의 가치는 일종의 사회적 관계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상품의 가치 형태의 발전 단계
맑스는 상품의 가치 형태가 단순한 가치 형태에서 출발하여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발전한다고 본다. 마르크스는 이러한 가치 형태의 발전 과정을 규명함으로써 화폐 형태가 어떻게 형성 되는지를 밝히려고 한다.
“이 화폐 형태의 발생 기원을 밝혀야 한다. 다시 말해 상품들의 가치 관계에 포함되어 있는 가치 표현의 발전을 그 가장 단순한, 거의 눈에 띄지 않는 형태로부터 휘황찬란한 화폐 형태에 이르기까지 추적해야 한다. 이것이 달성될 때 화폐의 신비는 곧 사라질 것이다. (1권62/60)”
상품의 가치 형태는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발전하게 된다. ‘단순한 가치 형태’에서 출발하여 ‘전개된 가치 형태’, ‘일반적 가치 형태’를 거쳐서 ‘화폐 형태’에 이르게 된다. 맑스는 가치 형태의 발전 단계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화폐 형태의 성립 과정을 밝히고 나아가 화폐가 갖고 있는 신비한 물신적 성격을 규명하려고 한다.
단순한 가치 형태
상품의 가치 형태는 우선 ‘상대적 가치 형태’를 취하게 된다. 즉 상품은 다른 상품과의 교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상대적 가치를 드러낸다. 마르크스는 이러한 상대적 가치 형태를 그것의 발전 단계에 따라서 고찰하는데, 제일 먼저 등장하는 것이 ‘단순한 가치 형태’이다.
단순한, 개별적인 또는 우연적인 가치 형태
X량의 상품 A = Y량의 상품 B
20미터의 아마포 = 1개의 저고리(1권63/61)
이 교환 관계에서 상품 A(아마포)의 가치는 상품 B(저고리)를 통해서 표현되며, 상품 B는 이러한 가치 표현의 재료가 된다. 여기서 A(아마포)는 자신의 가치를 B(저고리)를 통해 상대적 가치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 가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반면에 B(저고리)는 등가물(等價物)로서 기능하고 있기 때문에 ‘등가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처럼 어떤 상품이 다른 상품과의 일대일 관계를 통해 자신의 가치 형태를 표현하는 것을 ‘단순한 가치 형태’라고 한다. 물론 ‘20미터의 아마포 = 1개의 저고리’라는 등식은 ‘1개의 저고리 = 20미터의 아마포’라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 따라서 후자의 경우에는 저고리가 상대적 가치 형태를 얻게 되고, 반면에 아마포는 등가물로서 기능한다. 이처럼 어떤 상품이 상대적 가치 형태를 취하고 있는지 아니면 등가 형태를 취하고 있는지는, 이러한 가치 표현에서 그 상품이 현실적으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전개된 가치 형태
맑스는 ‘단순한 가치 형태’는 불완전한 형태인데, 이것은 좀더 발전한 형태인 ‘전개된 가치 형태’로 이행한다고 말한다.
전체적 또는 전개된 가치 형태
20미터의 아마포 = 1개의 저고리
= 10g의 차
= 40Kg의 커피
= 1쿼터의 밀
= 기타 등등
(1권77/80)
이 교환 관계에서 상품으로서 아마포는 저고리, 차, 커피, 밀과 같은 여러 상품을 통해서 자신의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 단순한 가치 형태에서는 아마포가 저고리라는 하나의 상품을 통해서만 자신의 가치를 표현했는데, 이제 ‘전개된 가치 형태’에서는 여러 상품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 어떤 상품의 가치가 다양한 종류의 등가물을 통해 표현됨으로써 ‘가치’가 ‘인간 노동 일반의 응고물’이라는 점이 좀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처럼 어떤 상품이 여러 등가물을 통해 자신의 가치 형태를 표현하는 것을 ‘전개된 가치 형태’라고 한다.
일반적 가치 형태
맑스는 ‘전개된 가치 형태’도 이러한 등식 형태가 잡다하게 계속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미완성이라고 하면서, 이제 가치 형태는 더 발전한 단계인 ‘일반적 가치 형태’로 이행한다고 말한다.
1개의 저고리 = 20미터의 아마포
10g의 차 = 20미터의 아마포
40g의 커피 = 20미터의 아마포
1쿼터의 밀 = 20미터의 아마포
기타 등등 = 20미터의 아마포 (1권77/80)
이 교환 관계에서는 저고리, 차, 커피, 밀 등의 여러 상품은 아마포라는 하나의 상품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 전개된 상대적 가치 형태에서는 하나의 상품이 여러 상품들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표현하였지만, ‘일반적 가치 형태’에서는 여러 상품들이 하나의 상품을 통해 통일적으로 자신들의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 이제 아마포는 다른 상품들의 ‘일반적 등가물’로 기능하면서 여기에 공통적으로 인간 노동 일반이 들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여러 상품들이 하나의 공통된 등가물을 통해 자신들의 가치 형태를 표현하는 것을 ‘일반적 가치 형태’라고 한다.
화폐 형태
가치 형태의 발전과 더불어 일반적 가치 형태에서 등가물로 기능하는 상품이 특수한 하나의 상품으로 고정되면, 이제 가치 형태는 화폐 형태로 이행하게 된다.
화폐 형태(Geldform)
1개의 저고리 = 2온스의 금
10g의 차 = 2온스의 금
40g의 커피 = 2온스의 금
1쿼터의 밀 = 2온스의 금
기타 등등 = 2온스의 금(1권84/89)
‘일반적 가치 형태’에서 일반적 등가물로 기능하던 상품 대신에 그 자리에 ‘금이라는 특수한 상품이 들어서게 되면 ‘화폐 형태’(Geldform)가 성립한다. 금은 이전에도 개별적인 교환에서는 개별적 등가물로 기능했던 물건이다. 그러다가 금이 등가물로 널리 사용됨으로써 ‘일반적 등가물’의 지위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금이 일반적 등가물의 지위를 독점하게 되면 금은 이제 ‘화폐 형태’로 이행하게 된다. 이처럼 금이 일반적 등가물의 지위를 확보하여 보편적인 가치 표현의 기준이 되는 것을 ‘화폐 형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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